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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게이트 핵심 요약명태균 게이트 핵심 요약

2025년 1월,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명태균이 자신의 휴대폰 메신저 화면을 캡처한 280여 개 이미지 파일이 공개됐다. 명 씨는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 중 일부를 선택해 저장·보관했다. 화면 캡처된 대화의 기간은 윤석열의 대선 출마 선언 3일 전인 2021년 6월 26일부터 명 씨의 본거지인 경남 창녕군 재보궐 선거가 있었던 2023년 4월경까지다.

파일이 발견된 폴더의 이름은 '최종선별 multimedia' 폴더다. 명 씨가 윤석열·김건희 부부와의 대화를 캡처해 파일을 만들고, 최종 선별해 별도 저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용도는 둘 중 하나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기 과시용' 또는 자신을 위한 이른바 '보험용'.

이들은 대선 기간 동안 서로 긴밀히 소통했다. 비공표 여론조사를 공유하고, 언론 인터뷰와 캠프 운영도 함께 논의했다. 당선 후에도 민간인인 명 씨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의견’을 구했다. 명태균 관련 논란에 대해 ‘엉뚱한 조언을 해서 소통을 끊었고’, ‘부적절한 일은 없었다’는 윤석열 대국민 담화는 모두 거짓 해명이었다.

윤석열 비공표 여론조사 직접 받았다

윤석열은 2024년 11월, 기자회견에서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요청하거나 받아본 적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명 씨는 비공표 여론조사 자료를 수 차례 전달했다. 뿐만 아니라 윤석열·김건희 부부는 전달된 메시지를 확인했고, 답했고, 되묻기도 했다.

국민의힘 당원 5044명을 대상으로 안심번호를 이용한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를 명태균은 윤석열에게 직접 전달했다. 자료와 함께 전달된 명씨의 메시지에 윤석열은 '그래요'라고 답했다. 이재명-윤석열 양자대결 문항에 이재명을 선택한 약 11%는 국민의힘 당원으로 위장한 민주당 당원들, 즉 이중 당적자로 보인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윤석열은 '이놈들이 홍으로 가는거아냐?'라고 되묻고 명 씨는 '네.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홍준표에게 밀릴까 우려했다. 김건희는 명 씨에게 여러차례 '홍'을 언급하며 1등 자리를 뺏기진 않을지 되물었다. 명 씨는 김건희를 안심시키면서 '자체조사', 즉 비공표 여론조사를 해보겠다고 답했다. 명 씨의 지시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미래한국연구소의 비용 계산표에 따르면, 비공표 여론조사는 건당 약 4백만 원으로 추산된다.

윤석열이 국민의힘 입당 나흘 전, 명 씨는 김건희에게 보안 유지가 필요하다며 공표되지 않은 여론조사 자료를 건넸다. 다음날 윤석열이 대선 후보 적합도 1위로 조사됐다고 언론에 보도됐다. 김건희는 명 씨에게 ‘좋은 건가요?’라고 묻고, 구체적인 대화를 이어갔다. 명 씨에게 윤석열의 개인 연락처를 보낸 것도 김건희였다.

명 씨는 공표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를 지속적으로 김건희에게 전달했다. 김건희가 먼저 '이거 아직 공개 안 된 거죠?'라고 물으며 보안 유지에 신경 쓰는 모습도 확인됐다.

명태균 '발광체, 반사체' 조언… 언론에 그대로 보도

명 씨는 윤석열의 유튜브 출연 준비, 언론 인터뷰 문구 검토, 대선 전략 수립까지 전방위적으로 관여했다. 심지어 명 씨가 작성한 문구는 윤석열의 발언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명 씨는 김건희에게 '정치인은 반사체'라는 문구를 제안했고, 이틀 뒤 그대로 윤석열의 발언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윤석열은 명 씨에게 <연합뉴스 인터뷰 답변서>라는 제목의 파일을 보내며 조언을 구했다. '간략한 방향 좀 부탁드립니다. 내일 오전에 전화드릴게요.' '인터뷰가 오후 3시. 특히 뉴스인터뷰 1에서 4번' 명 씨에게 요청하는 바가 구체적이고 명확했다. 실제로 이 인터뷰는 열흘 뒤 그대로 진행됐다.

명 씨는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윤석열의 습관까지도 코칭에 나섰다. 유튜버 ‘고성국TV’의 영상 파일을 윤석열에게 전송하며 ‘고성국 박사를 오늘 저녁에 만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라고 말했다. 10여 분 뒤 영상을 시청한 윤석열은 ‘ㅇㅋ 짝시가 도리도리 원인일 수 있겠네요.’라고 답했다.

명태균이 ‘고박사가 절 안과의사라고 설명하네요… ㅋㅋㅋ’라고 하자 윤석열은 ‘ㅇㅋ 의사가 명박사예요?’라고 묻고 명 씨는 ‘네. 접니다. ㅎㅎ’라고 답했다. 영상에서 ‘부동시에 따른 이상행동’이 안과 의사의 소견인 것처럼 방송한 내용이 실제로는 명 씨의 발언이었다는 말로 해석된다.

순수한 내조? 국정농단의 그림자

윤석열은 김건희를 ‘순진한 내조자’로 포장했다. 하지만 대화 기록은 김건희가 명 씨의 도움을 받아 이준석 당대표,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비공개 만남을 주도하고, 대선 전략을 구체적으로 계획했음을 보여준다.

윤석열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통화 일정을 잡기 위해 김건희는 명 씨를 적극 활용했다. 김건희는 김 전 위원장에게 저녁 식사 일정을 제안했고, 이 만남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건희는 며칠 뒤 김 전 위원장의 생일 선물을 논의하면서도 사모님 화장품을 살지, 상품권을 드릴지 묻는 등 명 씨에게 묻고 또 물었다.

명 씨가 ‘이준석 대표는 화요일(6일) 오후 8시에 아크로비스타에서 만나면 된다’며 비공개 미팅 일정을 잡아 김건희에게 알렸다.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와의 비공개 미팅을 앞두고, 김건희는 명 씨에게 ‘준석 씨에게 어떻게 질문하면 되는지 간단하게 문자로 좀 주세요’라고 요청했다. 미팅 후에는 ‘오늘 미팅 잘된 거냐’고 명 씨에게 결과를 물었다.

김 여사는 ‘내일 안철수 대표 만나면 어떤 걸 질문할지 간단히 문자달라’고 또 요청했고, 명 씨는 또 다시 4개의 질문을 적어 답장했다.

김건희, 대선 캠프의 숨은 실세

자료는 김건희가 윤석열 대선 캠프를 사실상 좌지우지했음을 보여준다. 캠프 인사부터 공천 개입까지 모든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그와 명 씨의 흔적이 남아 있다.

윤석열이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지 2주 후 김건희는 명 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대사의 프로필을 공유하며 ‘후원회장으로 어떠냐’고 물었다. 이후 황 대사는 실제로 윤 캠프의 후원회장으로 임명됐다.

국민의힘 경선 직후, 명 씨는 김건희에게 캠프 주요 직책 후보 4명을 추천했다. 주호영 의원이 1순위로 언급됐고, 실제로 주 의원은 한 달 뒤 캠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당선 후에도 민간인에게 도움 요청

대통령 당선 후에도 명 씨의 개입은 계속되었다. ‘엉뚱한 조언을 해서 소통을 끊었던 사람으로 안다’던 해명도 거짓이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동남아 순방을 앞두고 명 씨는 김건희에게 ‘남쪽으로 갈 땐 각별히 행동을 조심하라’며 불길한 꿈 이야기를 전했다. 김건희는 이에 ‘무슨 이유냐’며 놀라움을 표했고, 실제 순방 일정 일부가 취소됐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김건희는 명 씨에게 조언을 요청했다. 참사 한 달여 만에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를 통과시킨 날이었다.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는 김건희는 국회 합의 사항인 국정조사에 대해 자신이 ‘사태 파악은 다 됐다’며 민간인인 명 씨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의견’을 구했다.

선별하고 또 선별한 자료

명태균은 윤석열·김건희 부부와의 대화 중 일부를 캡처했고, 최종 선별해 저장했다. 검찰은 이중 280개 파일 내용만을 11월 4일자 보고서에 담았다. 중복된 내역을 제외하면 윤석열·김건희 부부 관련 대화는 이것 뿐이라는 주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검찰이 확보한 이미지 파일은 모두 6,892개다. 판도라의 상자는 아직 다 열리지 않았다.

- 수사보고서 중 해당내용

‘2024. 9. 30.자 강혜경의 주거지 등 압수수색 시 강혜경 보관 PC에서 확보한 PC 카카오톡 DB 파일 등을 분석한 결과, ‘메시지’ 폴더 내 총 6,892개의 이미지 파일 중 명태균이 윤석열 대통령 및 김건희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및 텔레그램 대화를 캡쳐한 사진 총 280개가 확인되었는바, 그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여 보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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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내란

부역자는 기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