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이 사들인 강북의 미래
한남3구역 땅 주인 20년 추적서울 용산구 한남·보광·이태원·동빙고동 일대에서 진행 중인 한남뉴타운 정비사업.
역대 최대 규모의 도심 재개발로 꼽힌다.
1구역부터 5구역까지 다섯 개 구역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한강과 맞닿은 3구역의 재개발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다. 2026년 9월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했고, 연내 착공을 앞두고 있다.
뉴스타파는 3구역의 3,244개 필지 등기를 분석해 지난 20여 년간 땅 주인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추적했다.
뉴타운 지구 지정 1년 전인 2002년, 3구역 필지 55%는 구역 안에 주소를 둔 원주민 소유였다. 국공유지 약 20%를 제외하면 민간 소유 필지 대부분을 원주민이 갖고 있었다.
2003년 11월 서울시가 한남뉴타운을 지정하자 땅값은 올랐고, 원주민들은 땅을 팔기 시작했다. 뉴타운 지정 4년 뒤인 2007년,
원주민 몫은 33%로 줄었다.
20년 사이 한남3구역의 주인이 바뀌었다. 원주민의 땅은 16%로 줄었고, 외지인이 한남3구역 땅의 70%를 소유하게 되었다.
줄어든 1,884세대

“다들 이 동네 떠나고 싶어하지 않으셨거든요. 제가 살던 셰어하우스만 해도 미술하는 사람, 예술하는 사람, 디제이, 그리고 그냥 평범한 회사원.”
남선희 한남3구역 이주민
“거기에 사시는 분들이 대체로 어르신 분들. 한 70, 80대 되신 분들을 만났을 때는 (이사 가는 것을) 되게 안 좋아하셨죠. 평생을 거기서 사셨고 어찌 됐든 거기에 친구분들이 많으신 거예요. 그런데 이분들이 당장 외곽으로 빠지게 되면 다 뿔뿔이 흩어지잖아요.”
김상현 한남3구역 임차인
새로운 주인들
한남3구역 토지 소유자 지역 분포


* 용산(밖)은 용산구에서 한남3구역을 제외한 지역을 의미한다
“정비사업을 하게 되면 이미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잖아요. 그리고 매도자들은 그 프리미엄을 수취하셨을 거예요. 높은 주택 가격을 커버할 수 있는 높은 구매력을 갖고 있는 계층은 어차피 소위 강서송용(강남·서초·송파·용산)에 거주하시니까 그쪽에서 많이들 사셨을 거예요.”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
“이게 우리나라 재개발 재건축의 가장 큰 문제거든요. 부재지주(해당 지역에 거주하지 않는 땅 주인)들이 의사결정을 한다는 거예요. 사실 거기에 살고 계신 분들은 영세 지주들이죠. 그분들은 개발을 별로 원치 않거든요.”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
불어난 땅값, 대물림된 자산
한남3구역 ㎡당 공시지가

연도·수증자 연령별 증여 건수

값싼 집과 함께 떠나는 사람들
“서울에 있는 어떤 인프라를 돈 많은 사람만 누리는 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도 같이 누리거든요. 왜 가난한 분들이 집값 싼 지방으로 내려가지 않느냐, 여기 사는 이유가 다 있는 거예요.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이런 개발 사업이 계속되면서 그런 분들을 사실상 내몰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죠. ”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
“재개발 재건축이 필요하죠. 너무 노후한 지역들에 관해서는 필요할 텐데, 필요한 정비 수단인 거지 얘가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한 수단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비싼 아파트가 공급되면 가격이 높아지는 거는 당연한 거잖아요. 이걸 자꾸 우리는 세뇌를 받는 것 같아요. 재개발 재건축을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익을 받는 구조인 것처럼.”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
필지별 원주민 지분 변화
분석 대상과 한계
1. 분석 대상
서울특별시가 고시한 한남3구역 지형도를 바탕으로, 재개발 대상 토지 3,244필지의 지번을 확인했다. 자료 수집 시점(2026년 9월)에 입수할 수 있는 모든 필지를 분석에 포함했다.
2. 분석 방법
대상 토지의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 등 공적 장부 5,021건을 열람해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 변동 이력을 확인했다. 분석 기간(2002~2022년) 소유자 총 12,616명, 소유권 변동 이력 9,459건을 정리해 연도에 따른 소유권 변화를 분석했다.
본 기사의 ‘세대 수’는 각 소유자의 지분에 따라 필지 보유량을 나눠 집계한 결과다. 예를 들어 강남구 거주자와 원주민이 한 필지를 50%씩 소유했다면, 각각 0.5세대로 계산했다.3. 분석의 한계
이 기사에서 ‘원주민’은 각 분석 시점에 등기상 주소지가 한남3구역 안에 있는 소유자를 뜻한다. 시기별 주소지를 기준으로 분류했으며, 2002년 이전부터 거주한 특정 주민 집단의 거주·이주 이력을 추적한 것은 아니다.